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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결혼

좋아해도 될까요?

오늘 갑자기 오래전 좋아하던 그 친구가 떠올랐다. 

예전에 난 키도 크고 덩치도 커서 그랬는지 씩씩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친구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건 수줍었고, 서툴렀다.  

그 친구를 처음 본건 뜨거운 여름의 어느 날이었다.

조그만 2층 카페에 모여 있던 건 고등학생이 된 초등학교 친구들 5명. 우리는 초등학교 졸업하고 남중, 남고로 여중, 여고로 헤어졌지만 우정은 헤어지지 않았다. 우린 아직도 예전에 있었던 이야기로 할 말이 많다. 

 

우리는 고2 신분에 어울리는 스터디를 한 건 아니고, 이번 여름에 어디로 놀러 갈지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우리의 신나는 여행을 약속하듯 신나는 댄스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중에 한 친구가 참 나 이번에 내 친구도 한 명 데려갈까 하는데 어때? 우리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자 들어와 소리와 함께 내 짝사랑이 등장했다. 순간 모든 소리는 pause 시간도 pause, 혼자 시간과 공간을 역행하듯 슬로모션의 단발머리 창백한 소녀가 등장했다. 여드름 범벅의 난 그녀의 창백하고 투명한 피부가 아직도 기억난다. 

나의 뇌신경은 그녀의 모습을 저장하는 것 외에 다른 것에는 한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꼭 죽은 것처럼.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리고, 멍하게 그녀만 쳐다봤다. 옆에 친구가 어깨를 툭치며 '괜찮아?' 하기 전까지... 

 

그날 이후 나의 뇌는 그녀에 대한 생각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의 세상에는 나와 그녀 단 둘만 있었다. 그녀를 생각하면 미칠 듯 행복했고 미칠 듯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짝사랑은 그리 길게 가지 못하였다. 

 

2년 뒤 난 내 진짜 첫사랑을 만나게 되고 아픈 사랑 대신 행복한 사랑을 하게 되었다. 진짜 사랑을 하게 되면 세상의 모든 게 행복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난 비에 옷이 졌는데 세상 끔찍하게 싫은데 사랑에 빠지면 비가 와도 행복하다. 같은 우산 아래 숨 쉬고 있음에, 비에 졌기 싫어 내 옆에 밀착된 그녀의 샴푸 냄새도, 빗소리에 다른 소리들은 사라지고 오로지 그녀와 나의 소리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또, 비가 그치면 빛나는 찬란한 태양과 무지개 그리고 나뭇잎 끝에 맺힌 영롱한 이슬에, 도시의 공기도 맑게 변화되기에 행복하다. 

지금은 예전에 미칠 듯한 감정은 희미해 기억조차 되지 않지만, 설렘이 변해서 익숙함으로, 가슴 떨림이 편안함으로 내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고 있는 그녀의 편안함과 익숙함이 진정한 행복임을 매일매일 깨닫고 있다. 그 깨달음의 핵심은 관계의 성장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편안함과 익숙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계속 발전하고 매일매일 조금씩 더 성장하는 것이다. 

 

사랑의 성장에 필요한 덕목은 존중, 신뢰, 정직, 균형(서로의 감정은 주고받는 것), 의사소통과 이해라고 생각하며, 여러분도 매일매일 성장하는 사랑을 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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